자율주행 배민로봇 딜리
Self-developed Delivery robot Dilly
2023
이나리,김주영,한상국
reddot award 2024 winner
미대 진학을 마음먹은 날부터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자동차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과제를 내주면 꼭 바퀴 달린 무언가를 제출했었고 심지어 졸업작품 중 하나도 자동차였다. 어느 순간부터 운송수단은 나보다 더 대단한 열정을 갖고 있는 덕후의 영역이라 느껴져 때려치웠다. 산업디자인과 졸업 후 첫 직장이 SWBK라는(지금은 SWNA와 BKID로 나뉜) 산업디자인 스튜디오 였는데 그때 만난 동료 중 ‘윤일섭’이라는 한 살 많은 형이 있다. 그 시절 일섭이형의 감각적인 스케치를 보며 천재적인 조형 감각에 벽을 느끼고 산업디자인도 때려치웠다. 그로부터 1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 작년 10월쯤 회사의 로봇하드웨어팀으로부터 자신들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껍데기를 디자인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산디의 피가 끓어오르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속한 팀에는 배민에서 유일한 산업디자이너로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던 주영 @kimjjuu__x 님과 코웨이에서 8년이란 시간을 보낸 뒤 우리팀에 합류한 제품디자인 베테랑 나리 @nannari0929 님이 있었다. 서로 ‘너 내 도도독!’을 외치며 의기투합했고 스케치부터 목업제작까지 4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자율주행배달로봇=똑똑한 강아지’라고 여겼던 것 같다.(동료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안전을 고려해 너무 친숙하지 않은 이미지의 로봇이길 바랐지만 딱딱한 생김새라 하더라도 도로에 나오면 산책하는 강아지처럼 보일 것 같았다.친숙하고 귀여웠으면 했다. 표정이 있어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똘똘해보이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얼굴에 LED 눈을 달고 뒤태는 자동차에서 쓸법한 듬직한 라인을 가져다 썼다. 개인적으로 세계의 그 어느 자율주행 배달 로봇보다 귀엽고 매력적인 로봇이 탄생했다고 자부한다. 딜리! 이름도 귀엽고 직관적이다.디자인 분야를 특정하지 않고 되는대로 일한 시간이 10년, 로봇을 디자인하게 될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지금은 팀을 옮겨 더이상 딜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모든 팔로업을 대신하고 있는 나리님과 주영님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한다. 일을 하는 동안 힘들지 않고 그저 즐겁다고 느꼈던건 나리님과 주영님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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