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앤조조
Dodo&Jojo
2022
퍼셉션이란 회사에서 만난 도연이는 직장 상사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같은 하늘 아래 있고 싶지 않다며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남자친구와 독일로 가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먼 타지에 터를 잡았다. 2017년 첫 유럽여행을 갔을 때, 도연이네 부부 집에서 신세를 진적이 있다. 그때만해도 언제 비자가 끊길지 몰라 전정긍긍하는 모습, 미용실이 비싸서 남편 머리를 셀프로 잘라주는 모습을 보며 ‘유럽에 사는 한국 외노자란 이런거구나'느꼈던... 멀리 있지만 생각하면 짠하고 그리운 그런 친구가 도연이다.
그 친구가 2021년 여름 즈음 우연치 않은 기회로 기회로 가게를 열게 되었다고 디자인 좀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 여자인 친구지만 나를 보고 형이라고 부르는데 “형 나 독일에 한국식 핫도그 가게를 열려고 하는데 브랜딩 좀 도와줘. 내가 지금 가진게 없어서 페이는 없지만 형이 디자인 제일 잘하는 것 같아”라는 말을 들었고 “내가 제일 잘하는 것 같아? 헤헤 알겠어”라고 답했다. 그렇게 온 마음을 다해서 디자인해줬다. 멀리 있고 시차도 7시간 차이나지만 틈날때마다 영통이나 전화로 어떤 가게를 열고 싶은지 이야기 나눴다.
도연이네 부부 이름이 김도연, 조상현인데 도연의 도도, 조상현의 조조를 따서 원래 자기들끼리 쓰던 닉네임인 ‘도도와 조조’를 그대로 사용해서 ‘도도앤조조’라고 이름 지었다. 핫도그 가게가 떠오르지 않는 이름이니 ‘서울 델리’라는 수식어를 달아줬다. 오물거리는 입과 혓바닥이 떠오르게끔 로고타입을 만들었고, 아들인 ‘재이'를 도도앤조조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로 만들었다.
중간에 도도앤조조의 & 형태가 안풀려서 시안을 좀 여러개 만들어 공유하면서 “나 이거 하나하나 그려서 만들고 엄청 노력했어~”라고 했더니 나보고”‘형, 노력과 결과가 일치하는건 아니잖아?”라고 했다. 화가 나서 뒷골이 땡겼던.. 그런 적이 있다. 지금은 뒤셀도르프 맛집이 되었다고 한다. 웨이팅도 있고, 독일방송사에서 취재도 오고, 돈 좀 벌었는지 얼마전에 가게를 완전히 인수했다고 들었다. 독일 한인 사회에서 이렇게 어린 친구들이 가게를 열고 성과를 거두는 사례가 거의 없다고 하여 참으로 대견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