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셜핏
Stential Fit
2024
윤석현, 최윤아, 한상국윤아@ppangki_는 나보다 두 학번 아래 후배라 복학 후 학교생활을 같이했었다. 과부회장을 맡다 보니 학교와 사람에 질려버렸는지 바로 휴학을 해서 학교를 같이 다닌 시기가 길진 않다. 밝고 똑 부러지고 야무진 성격의 윤아였지만 취준생 때는 누구나 그렇듯 굉장히 의기소침해 있어서 밥 몇 번 사주고 선배 노릇하다가 친해졌다. 1년도 안 돼 큰 회사에 입사하더니 그 후로 내가 밥을 얻어먹었다. 사실 내가 굉장히 힘들어하던 시기에 지혜@jihyeecc와 함께 나랑 자주 놀아준 고마운 친구다.
닭집 그만두고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윤아집에 놀러 간 적이 있다. 거실 한쪽에서 남편과 함께 작고 귀여운 딸 도하를 놀아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히 빛이 나보이더라.(노을이 지고 있었는데 역광이었을까?) 윤아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윤아한테 연락이 왔다. 남편 석현씨@wago___가 피트니스 센터를 차리는데 브랜딩을 도와줄 수 없겠냐며! 당연히 도와야지! 도하도 보러 갈 겸 쿠팡에서 캐치티니핑 피규어 3개 사 들고 윤아집으로 향했다.
석현씨는 자신의 이름에 주석 ‘석’이 들어가니 스태넘stannum이란 이름을 쓰고 싶다고 말하며 ‘지속가능한 운동 Sustainable Fitness’이란 문장을 건넸다. 철학이 아주 확고하고 명확해서 브랜딩을 하기 위한 단서를 더 캐낼 것이 없었다. 킥오프 미팅을 한 그 주에 부동산과 인테리어 업체 계약을 마쳤다고 했다. 준공까지 한 달 남아있었기 때문에 로고가 빨리 나와야 했다! 다행히 컨셉이 명확해서 2주 만에 디자인을 협의했다. 지속가능한 형태를 표현하고자 원 두 개가 서로 겹쳐 순환할 것 같은 느낌의 ’S’모노그램을 심볼로 택했다. S의 머리 형태에서 파생된 ‘달리기’ 픽토그램과 다른 픽토그램들이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확장성 있게 만들었다.사이니지 시공을 며칠 앞두고 있던 어느 날 석현 대표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스태넘stannum이란 이름으로 상표출원을 못 한다고! 배우 손석구가 차린 회사와 이름이 같아서 출원이 안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10년 넘게 디자인을 해왔지만, 시공 앞두고 이런 적은 처음이라 나도 멘탈이 나갔는데 우리 석현 대표님은 오죽했을까? 디자인 다시 해도 되니까 차분하게 이름을 검토해보자고 했다. 챗GPT에게 S로 시작하는 긍정적 의미의 단어들을 나열해달라고 했다. 100개 정도 줬는데 다 떨어지고 GPT가 지어준 이름은 아니었지만 스페셜+포텐셜+에센셜 좋은 단어들이 생각나는 stential이란 이름(*있는 단어는 아님)을 짓게 되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스텐셜핏 @stential_fit ‘이 무사히 오픈했다! 석현 대표님이 생각하는 궁극적인 목표에 꼭 다다르기를! 윤아와 석현씨와 도하가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